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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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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아버지’ 배재규 “개인 투자, 최소 5년은 봐야…‘장기·분산투자’가 답” [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전체 펀드 시장에서 가장 성장 여력이 큰 ETF 시장에선 트렌드 순으로 테마형·해외형에 이어 자산배분 솔루션이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패시브 상품으로 액티브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데 주력해 전체 자산배분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올해 운용업계 3위 자리 탈환은 거뜬할 거로 생각합니다.”‘한국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한투운용) 대표는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가진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이처럼 강조했다. 배 대표는 삼성자산운용에서 근무하던 2000년대 초반 국내시장에 처음으로 ETF를 소개했다. 관련 제도가 전무했던 시기에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증권제도과를 찾아 임종룡 과장(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태현 사무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설득해 ETF 탄생을 이끌어냈다.배 대표는 한투운용에 합류한 지 올해로 3년 차를 맞았다. 배 대표 취임 이후 한투운용의 위상도 급격히 올라갔다.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 규모는 배 대표가 취임한 2022년 2월 3조5054억원에서 4월 30일 기준 8조4956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ETF 시장점유율은 4%대에서 6%대로 2%포인트(p)가량 끌어올렸다. ‘투톱’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뒤처지지 않는 상품 라인업을 꾸려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배 대표는 자산배분 상품과 ETF 상품으로 비즈니스 포커스를 변화시키는 데 집중했다. “확실하게 상승할 수 있는 한 종목을 알더라도 오래 버틸 수 없어요. 변동성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죠. 주식과 채권을 적절하게 섞고 자산 배분을 해야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개별 종목으로는 성공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거죠.”ETF 포트폴리오에 집중한 결과 순자산 1조원인 ETF도 생겼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순자산은 한투운용 ACE ETF 중 처음으로 순자산 1조원을 넘었다. 이 ETF는 지난 2023년 3월 상장한 미국 장기채권 투자 상품으로 국내 최초 현물형 월배당 상품이다. “결국은 고객이 돈 버는 게 최후 과제”배 대표는 또 자산운용사 사업을 ‘상품 개발-운용-마케팅’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요약하고, 이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과거 액티브 펀드가 인기를 끌던 시절엔 ‘운용’ 부문의 역할이 가장 중요했어요. 펀드 수익이 잘 나온다면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죠. 다만 시장이 패시브 펀드, ETF로 넘어가면서 운용 부문보다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이 이젠 훨씬 더 중요해졌어요.”배 대표는 앞으로의 비전도 강조했다. 과거 1등을 하던 회사고, 그 경험이 있으니 사업 모델만 잘 갖추면 이름에 걸맞은 명가로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회사 보다 고객이 수익을 내는 방식을 유지하면 점유율은 따라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궁극적으로 보면 운용사 1위 자리가 목표죠. 다만 자산운용사의 수익원은 운용자산(AUM)이지만 고객과의 신뢰 쌓기가 중요하고 합리적인 방법이 통해야 합니다. 현재는 과거의 모습으로 투영된 거고 미래는 우리의 현재가 투영된 겁니다. 하루 아침에 성과가 나올 수는 없습니다. 최소 3년 이후에는 한투운용의 폭발적인 성과가 그려질거라고 봅니다.” 배 대표는 투자 섹터로 ‘반도체’를 꼽았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높아질겁니다. 반도체 산업은 챗GPT 이후 AI 시대 도래에 따라 또 한번 큰 도약기를 앞두고 있어요. AI가 필요한 산업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산업에 AI를 활용한다면 지금이 시작점이라고 보는 이유죠.”배 대표는 또 투자자들에게 ‘장기·분산·해외 투자’ 원칙을 강조했다. “단기간의 투자 성과만 보면 안됩니다. 단기투자는 운이 좋으면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니죠. 과거 ETF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직접 미국 시장의 변화 등을 보고 이를 배워 실천했어요. 직접 느낀 바로 투자 비중은 미국을 주축으로 대부분 가져가야 합니다. 미국 주식을 주축으로하고, 이 외에 한국과 일본 등의 주식도 넣어야 합니다.”ETF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배 대표는 이제 투자를 통해 돈을 벌게 해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한투운용 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자산을 증식하는 것, 고객 가치를 늘려주는 게 목표입니다. 이 부분을 제대로 하다 보면 선두주자들보다 앞에 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자산을 불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것은 자산운용사의 사명이자 기쁨입니다. 투자는 결국 미래의 우리 가족을 위한 것입니다. 즉, 미래 특정 시점에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양보하는 행위죠. 적어도 5년, 10년 이상을 바라보고 투자해야 합니다. 장기 전망이 좋은 것을 분할해서 사야 미래 투자에 성공할겁니다.”

2024.05.08 08:00

4분 소요
오아시스 너마저…대어 사라진 IPO 시장, 소어들만 ‘따상’

증권 일반

대어는 없지만 따상(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형성한 뒤 상한가)은 있다. 올들어 IPO(기업공개) 시장의 분위기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올해 신규 상장한 10개 종목은 모두 공모가를 웃돌고, 이중 5개는 따상에 성공했다. 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에 오르는 ‘따따상’도 등장했다. 대부분은 공모 규모가 500억원 미만인 소형주였다. 공모주 몸집이 가벼울수록 주가는 더 높이 치솟았다. 대형주 IPO는 분위기가 딴 판이다. 올해 첫 조(兆)단위 대어로 주목받은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을 잠정 철회했다.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 중형주 역시 소형주에 비해 상장 후 주가 수익률이 낮다. 과거 공모주 열풍이 IPO 대어를 중심으로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시장 분위기가 180도 바뀐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 열기가 아직 온전히 살아난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증시 1월 효과 등으로 공모주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됐지만, 몸이 무거운 종목을 잘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증시 유동성이 완전히 풀린 건 아니라는 평가다. 기관 투자자들이 대어들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올해 상반기까지 대형 새내기주의 상장은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소형주 줄줄이 따상인데…대어는 ‘실종’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시에 입성한 10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지난 28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118.52%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꿈비로 공모가(5000원) 대비 수익률은 280.40%에 달했다. 오브젠(243.89%), 미래반도체(199.83%), 스튜디오미르(113.33%)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세 자릿수에 달했다. 이들 4개 종목은 모두 ‘따상’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꿈비의 경우 상장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달성하며 올해 첫 ‘따따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다른 특징은 모두 공모 규모가 작은 소형주였다는 점이다. 통상 공모주는 공모 규모 1000억원 미만을 소형주로 보지만, 올해는 500억원도 채 되지 않는 초소형주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꿈비의 경우 공모 규모가 100억원으로 작았고 오브젠(140억원), 스튜디오미르(195억원), 미래반도체(216억원) 등도 100~200억원대 공모에 나섰다. 지난 20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첫날 따상을 달성한 이노진의 경우 공모 규모가 78억원에 불과했다. 소형주들은 수요예측 단계에서부터 기관들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9일 상장한 꿈비는 희망 공모가 밴드(4000~4500원) 상단보다도 높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는데,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한 건 작년 7월 새빗켐 이후 6개월만의 성과였다. 반면 삼기이브이, 티이엠씨 등 구주매출 비중이 높거나 시가총액 4000억원 내외 종목들은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보다도 낮은 가격에서 결정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반면 시가총액 조단위 대어는 신규 상장사 목록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해 첫 조단위 대어이자 이커머스 1호 상장사로 시장의 이목을 한 몸에 받던 오아시스는 지난 13일 공모 철회를 결정했다. 회사의 적정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컬리,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골프존카운티 등에 이어 올해 5번째 상장 철회였다.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흥행 부진에 고배를 마셨다. 오아시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500~3만9500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대부분은 오아시스의 적정 공모가를 2만원 이하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하단보다도 30% 이상 낮은 가격이다. 당초 오아시스가 목표했던 시가총액 1조원대 달성도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오아시스 공모가가 2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지난해 말 오아시스에 투자를 단행한 이랜드리테일 등 전략적투자자(SI) 뿐 아니라 2021년 재무적투자자(FI)로 합류한 유니슨캐피탈 등도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오아시스는 상장을 강행하기보다 적절한 시기를 다시 물색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어가 이끌던 따상행진…눈높이가 바뀌었다과거 공모주 열풍은 대형 공모주일수록 더 뜨거웠다. 2020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까지. ‘공모주=따상’ 공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은 대형 공모주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작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신기록을 쏟아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코스피 사상 최고치인 2023대 1을 기록했고, 수요예측의 전체 주문 규모는 일부 허수가 있긴 했지만 1경5203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단위에 도달했다. 공모가(30만원) 기준 시가총액이 70조원으로 상장만 해도 코스피 3위로 껑충 뛰어오르는 수준이었다. 기존 크래프톤(24조원), 삼성생명(22조원), 카카오뱅크(19조원) 등을 훌쩍 뛰어넘었다. 일반청약에서도 청약 증거금 114조원, 청약 건수 440만건을 달성하며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 후 수익률도 좋았다. SK바이오팜은 ‘따따따상’, 카카오게임즈는 ‘따따상’을 달성했고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등도 상장 첫날 상한가까지 올랐다. 카카오페이는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하며 ‘따’에는 성공했고,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5.41% 내린 가격으로 마감했음에도 코스피 시총 2위에 올랐다. 시장의 눈높이가 바뀐 건 작년부터다. 금리인상 기조로 접어들면서 시중에 풀렸던 유동성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어찌보면 2022년은 공모주 시장도 역대급 호황 이후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부작용을 경험한 시기였다. LG에너지솔루션을 끝으로 지난해 조단위 상장사는 자취를 감췄다.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상장 철회를 선언했고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눈높이를 낮춰 상장을 강행한 쏘카 등도 흥행에 실패한 건 마찬가지였다. 증권가에선 1월 효과에 공모주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지만 몸집이 큰 대형 공모주를 담을 만큼 유동성 회복은 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대어급 기업에 대해선 기관들의 보수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공모 규모를 줄이거나, 공모가 수준을 낮추는 등 시장 친화적인 가격을 제시하는지 여부가 흥행의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따상에 집착하는 투자 행태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의 분위기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은 분명 인정하지만, 이러한 주가 급등 현상에 대한 집착은 지양해야 한다”며 “상한가를 기록하면 성공, 아니면 실패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따상은 2020년 10회, 2021년 15회를 기록 후 2022년엔 3회, 2023년엔 5회를 기록 중”이라며 “시가총액 기준 1조원 이상의 기업은 과거 4회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시총 30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 그중에서도 소형주에서 드물게 발생한다”며 “따상을 대형주에서 떼어 놓은 것처럼 당연한 듯이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모주, 상장 후도 다시보자공모주 투자의 대부분은 청약 등 IPO 이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해 60개에서 100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새롭게 주식시장에 데뷔하는데, 이중 상장 후 수개월이 지날 때까지 투자자의 관심을 유지하는 기업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상장 후 투자자 관심이 사그라들면서 신규 상장사가 공모자금을 활용해 이뤄지는 기업 내부의 긍정적 변화들은 시장에 늦게 알려진다. DB금융투자는 이를 활용해 ‘포스트 IPO(Post-IPO)’ 투자도 눈여겨봐야한다고 조언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래성장 기대에서 실질적 성과로 옮겨간 상황에서 미래 성장성에 베팅하는 ‘프리 IPO(Pre-IPO)’ 보다 상장 이후 투자 기회를 찾아볼 만 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상장 후에는 공모주 배정, 청약 증거금과 같은 투자제약 요소도 없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유현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는 방법은 공모에 참여해 상장일에 바로 매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투자자가 이런 단기투자 전략을 채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제약이 없어 수익규모를 늘릴 수 있고,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는 경향이 있어 각 기업을 잘 파악한다면 높은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DB금융투자가 2013~2020년 중 상장일 종가 대비 2년 후 코스피 상대수익률 상위 3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4개 기업은 셀리버리, 신라젠, 엘앤씨바이오, 박셀바이오 등 모두 바이오테크 기업이었다. 그밖에 유티아이(핸드셋 부품), BGF(유통), 나스미디어(광고), 천보(2차전지 소재) 등 다양한 영역의 종목들이 상장 2년 뒤 높은 수익률을 냈다.유 연구원은 “IPO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상장은 대규모로 주식을 발행해 지속성장에 필요한 자본을 모집하는 과정이고, 자본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됐는지는 상장을 완료한 이후에나 확실하게 검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림텍, 현대무벡스, 레이, 티앤엘, 씨에스베어링, 아모그린텍, 그린플러스, 리메드, 아이디피 등 9개 종목을 포스트 IPO 투자가 유망할 회사로 선정했다.

2024.01.03 23:41

6분 소요
지금 주식을 산다고? 종목의 ‘금리 민감도’ 꼭 따져야 [이종우 증시 맥짚기]

전문가 칼럼

국내외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했다. 금리가 주가를 끌어내린 주요인이었다. 9월 22일 1.30%였던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열흘도 안 되는 사이에 1.5% 중반까지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우리 국채 10년물 금리도 2.07%에서 2.23%가 됐다. 시장에서는 국내외 금리가 갑자기 상승한 이유로 세 가지를 꼽고 있다.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상보다 빨라졌다는 점이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테이퍼링이 조만간 발표될 거라는 언급이 있었다. 시장에서는 11월에 테이퍼링 방안이 나오고, 12월에 시행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시행은 매월 150억 달러씩 유동성 공급 규모를 줄여, 내년 중반에 테이퍼링을 끝내는 형태가 될 것이다. 또한 기준금리 전망이 테이퍼링보다 더 눈길을 끌었다.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거라 전망하는 사람이 늘었다. 그 동안 연준은 고용이 기대에 부합할 경우 정책 변화를 생각해보겠다고 얘기해 왔다. 8월 고용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거론하는 빈도수가 늘어난 건데, 자산시장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 같다. 아직은 내년에 금리를 한번 인상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사정에 따라서는 두 번 인상이 될 수도 있다. 사정이란 주택가격을 의미한다. 7월에 미국의 주택가격이 19.7% 상승했다. 사상 최고치로, 지금 주택가격을 잡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와 유동성 조절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인플레가 예상보다 강한 것도 정책을 바꾸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동안 연준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공급 병목현상이 생겨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 조만간 병목현상이 정리될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견해를 바꿨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4%에 육박하고, 내년에도 2%대 후반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다양한 물가 상승 요인을 안고 있다. 중국의 전력난, 영국의 주유소 대란, 에너지‧비철금속 등 원자재와 운임지수 가격 급등 등 일시적 요인으로 치부하기에는 상승 요인이 너무 많고 강하다. 미국의 고용이 생각만큼 늘지 않고, 대신 임금이 상승한 것도 인플레 장기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디폴트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금리에 부담이 된다. 지난 7월말 미국의 부채한도 유예기간이 종료된 후 재무부가 사용해 왔던 비상재원이 고갈될 위기에 놓여있다. 옐런 재무부 장관이 10월 18일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는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미국 정부 셧다운과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공포가 커질 것이다.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공포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 국내외 시중금리, 추가 상승이 예상돼 5년이상 장기금리와 2년이하 단기금리는 금리를 움직이는 요인이 다르다. 장기금리는 경기와 물가 같은 경제 상황에 따라 변하는 반면,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의 정책이 큰 역할을 한다. 올해 미국의 장기금리는 1~3월초에 크게 오른 후 반년 가까이 하락했지만, 단기금리는 그 기간에도 고점부근에 머물다 최근 다시 전고점을 넘었다. 테이퍼링 시작이 빨라지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상보다 당겨질 가능성이 금리에 반영된 것이다. 단기금리 상승이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11월에 테이퍼링이 시작되는데다, 주택가격이 잡히지 않을 경우 정책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금리가 올라가면 시간을 두고 장기금리도 상승한다. 이번 국내외 금리 상승은 지난 3월 기록했던 금리 고점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 다음도 문제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전고점인 1.7%를 넘을 경우 2%까지 빠르게 상승할 것이다. 그럼 시장에서는 ‘이제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생각이 더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금리 상승에 따른 주가 반응은 현재가 지난 1분기보다 더 강하다. 지난 1월 1.07%였던 미국의 10년물 수익률이 3월 중순에 1.73%가 됐다. 50일 만에 저점에서 70% 가까이 상승한 건데, 해당 기간 금리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나스닥 지수는 1.3% 하락했다. 이번에는 금리가 지난달 23일 1.30%에서 월말에 1.53%로 오르는 동안 나스닥 지수가 3.5% 하락했다. 금리 상승 폭이 1월의 절반도 안 되는 데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배 넘게 떨어진 것이다. 코스피는 모양이 조금 다르다. 1월 3200에서 3월 3045까지 5.1% 하락한 반면 이번에는 2% 하락에 그치고 있다. 이 차이는 금리가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했다. 미국 금리가 3월 1.7%에서 1.2%까지 내려오는 동안 우리 금리는 2.1%에서 1.8%로 떨어지는데 그쳤다. 금리 하락이 작았기 때문에 주가 하락도 작았던 것이다. 앞으로 주식시장 모양이 또 달라질 수 있다. 지난 주에 우리 10년물 금리가 3월의 고점을 강하게 돌파했다. 두번째 상승이 이전 고점보다 높은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속도를 더할 것이다. 연내에 금리를 한 번 더 올려 1%를 만든 후 대선이 열리는 3월 이전에 세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 다른 선진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미 영국 중앙은행이 내년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신흥국에서 시작된 금리 인상이 선진국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그만큼 금리 위험이 커졌다. 금리의 영향이 커지면 커질수록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 조만간 코스피 3000선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 주식 매도, 지금은 투자를 할 때가 아님 당분간 금리 상승이 계속된다는 가정 하에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 맞다. 매수를 보류하는 건 물론 매도를 통해 주식수를 줄여야 한다. 지난해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은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이다. 이번 금리 상승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던 동력이 사라진 건데, 이 상태에서는 주가가 오를 수 없다. 1분기에 금리가 올랐을 때만 해도 상승이 일시적일 거란 전망이 많았다. 투자자들이 오랜 시간 낮은 금리에 길들여져 금리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이번은 사정이 다르다. 금리가 두 번째 상승을 하고 있어 추세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주식투자를 하고, 투자 규모를 늘릴 이유가 없다. 투자 종목을 정할 때 금리 민감도를 꼭 따져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 보는 것처럼 IT(정보통신)를 비롯한 기술주는 금리 상승의 타격을 크게 입으므로 피해야 한다. 당연히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불리하다. 반면 은행, 보험 등 금융주는 고려해 볼만한 대상이다. 금리가 높을수록 은행의 예대마진이 늘어나고, 보험은 채권투자를 통한 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종우 칼럼니스트

2021.10.05 06:30

5분 소요
박세익 체슬리자문 전무 “11월 반등장 온다”…‘10배’ 오를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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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Fed)이 뿌린 엄청난 달러를 가져가는 기업이 앞으로 3년 내내 나올 겁니다. 이제 코스피지수가 ‘얼마나 더 갈까’는 고민하지 않습니다.” 고비마다 명확한 논리와 분석으로 ‘동학개미의 교사’로 불리는 박세익 체슬리자문 전무는 최근 와 인터뷰에서 “주가가 'K자'식으로 양극화 되는 시기가 왔다”며 “실적에 따라 동일한 분야 내에서도 주가 상승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했다. 10월 국내외 증시는 요동치고 있다. ‘헝다그룹 사태’에 이어 미국에선 국가부도 얘기마저 흘러나온다. 그러나 박 전무는 올해 9월과 10월의 증시 변동성은 ‘일시적 조정’ 과정으로 바라봤다. 헝다 사태 등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에 관해선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에 비유하며 “전 세계에 충격을 줄 정도로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11월 반등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소비자’가 열광하는 국내 기업 주목…항공, 엔터테인먼트, 면세점 인기상품 박 전무는 주식시장의 ‘주도주’를 오디션의 스타에 비유한다. 지난해 경제 위기 속에서 ‘위대한 기업’인 글로벌 플랫폼 기업(FAANG,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들이 오디션의 스타로 군림했다면,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 소비재’에서 스타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 전무는 “경제 재개방 국면에서 사람들이 과연 어디에 열광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경기가 좋든 좋지 않든 소비해야 하는 필수 소비재가 아니라, 경기 회복에 따라 폭발적인 수요가 일어날 분야를 주목하라는 얘기다. 그 답 또한 ‘시장이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약세장에서 강한 종목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에는 테슬라‧카카오‧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아주 강하게 올라왔다. 지난 9월에는 헝다 사태 등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제 재개방 관련주들이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항공주다. 지난 추석 연휴 직후 코스피지수가 후퇴하는 가운데서도 여행주들이 급등했다. 추석 연휴 뒤 첫 거래일인 9월 23일 에어부산(19.13%)과 아시아나항공(16.14%)은 전 거래일 대비 10% 넘게 껑충 뛰어올랐다. 대한항공(3.79%), 진에어(3.56%), 제주항공(3.19%) 등도 웃었다. 박 전무는 “앞으로 여행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인데 비행기 수는 구조조정을 거치며 줄어들었다. 현재 200만원인 비행기 티켓값이 내년에는 250만원, 300만원 식으로 올라갈 수 있다”며 “항공주를 사는 것이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효과적인 헤지(hedge)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 전무는 경기 민감주 가운데서도 ‘중국 소비자’가 열광할 제품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한국 기업, 중국 기업이 만들지 못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핵심이다. “방탄소년단을 중국에서 만들 수 있을까.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새로운 아이돌그룹을 계속 만들고 있는데 이들이 중국에서 통할까. 이번에 삼성전자에서 나온 갤럭시 폴드3이라든지 Z플립이라든지 이런 제품을 중국 사람들이 좋아할까. 이런 것들을 상상하고 확인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대박 종목은 어떻게 발굴해야 할까. 박 전무는 “과거 삼성전기와 LG가 주도주였을 때 에코프로비엠이, 아모레퍼시픽이 주도주일 때는 산성앨엔에스라는 동물마스크팩 회사가 1년여 만에 10배 이상 올라갔다”고 했다. 해당 시기 유망 분야의 대형주와 더불어 그 밑단의 알짜 중소형주에서 고수익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당시 면세점 방문을 좋은 투자 자세의 예로 들었다. 박 전무는 “예전에 산성앨엔에스의 제품이 진짜 잘 팔리는지 면세점에서 중국 요우커들의 소비 동향을 살폈다. 펀드매니저의 분석보다 일상에서 어떤 제품이 히트치는가 살펴보면 좋은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블루칩‧싸이클 기업 대응법 달라야… 우량주는 고점대비 30% 하락하면 매수 적기 박 전무는 가장 중요한 ‘주식투자의 본질’은 “기업 가치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최근 펴낸 저서 에서 “기업가치 변화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과감한 투자로 기회가 왔을 때 대량 득점을 하고, 또 변동성이라는 시장의 역습에서 실점을 최대한 줄이는 것, 그것이 바로 주식투자의 본질”이라고 정의했다. 매수의 골든 타이밍도 있다. 박 전무는 “ 대중들이 카카오에 열광하고, 남들이 다 삼성전자 살 때 투자하니 손해가 나는 것”이라며 “10명의 대중이 있다면 순서상 1번은 아니라도 2, 3번 정도에 상승세를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내년에 비행기 티켓 값이 올라가서 엄청난 실적이 쏟아질 때 투자하면 늦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성장주 ▲우량주(블루칩) ▲싸이클 기업 중 투자하는 기업이 어느 유형인지에 따라 각기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성장주와 우량주는 고점 대비 30% 정도 주가가 하락하면 비중을 늘리는 소위 ‘물타기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조정을 거친 카카오와 네이버, 하이닉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박 전무는 “카카오 같은 기업이 30% 이상 조정을 받았으면 무서운 악재가 이미 거의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반도체 싸이클처럼 ‘싸이클 기업’은 그 주기를 면밀히 읽어야한다. 자칫 30% 조정됐다고 매수했다가 70~80% 손실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락 주기(사이클)도 3년 혹은 5년, 8년도 갈 수 있다. 그는 “업황이 상승으로 턴한 것을 확인하고 사야한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자유를 추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박 전무는 투자에 대한 근본적 물음도 제기했다. 그는 “투자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보면 영혼이 타락하기 쉽다”며 “경제적 자유를 얻는다고 했을 때 그래서 뭘 할 것인지에 대한 자화상을 그려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가 사지 못한 주식은 올라가고, 내가 산 주식은 빠지는 이유” 박세익 전무가 알려주는 ‘투자를 망치는 4가지 매매기법’ ➀ 매수는 현재가격보다 아래 호가에 걸어 놓는다. → 이런 매매방식으로는 강세장에서 주도주를 절대 살 수가 없다. 매수자가 많아서 가격이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➁ 매도는 항상 위에 호가에 걸어놓고 판다. → 매도 역시 시장가로 바로 팔아야 한다. 매도는 매수보다 더 기회가 적다. 하락 변동성이 상승 변동성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➂ 10% 수익 나면 무조건 팔고, - 10% 손실 나면 무조건 손절한다. → ‘수익은 길게, 손실은 짧게’라는 주식 격언이 있다. 짧게 먹고 나오는 매매는 장기적으로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과도한 매매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➃ 이익 나는 주식을 팔아서, 손실 나는 주식 물타기를 한다. 그리고 본전을 회복하면 판다. → 피터 린치가 얘기한 전형적인 ‘꽃을 꺾어서 잡초를 키우는 매매 방법’이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기업이나 경기 싸이클이 도래하면서 턴어라운드가 시작된 기업들은 대체로 짧게는 1~2년, 길게는 5~20년 장기 상승 추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자료: 〈투자의 본질〉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2021.10.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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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쩐의 전쟁’에 웃고 우는 유통株①] 마켓컬리·SSG닷컴 IPO로 ‘몸값’ 높인다

증권 일반

◆ 스페셜리포트 ① 마켓컬리·SSG닷컴 IPO로 ‘몸값’ 높인다 ② 네이버·카페24 혈맹 소식에도 주가는 ‘글쎄’ ③ 공격적 M&A에 신세계 ‘웃고’ 롯데쇼핑 ‘울고’ 올해 상반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 가장 큰 이슈는 쿠팡의 미국의 주식시장 입성이었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886억5000만달러(약 100조원)에 달했고, 이후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흑자전환 지연 등으로 주가가 내렸지만 지난 23일 현재 543억 달러(약 64조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코스피 시총 5위인 카카오(약 65조원)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쿠팡이 상장을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상장 전 쿠팡의 누적 적자는 41억 달러(약 4조5000만원)에 달했고, 로켓배송 도입과 물류센터 확충 등으로 그간 받았던 투자금 대부분을 소진한 상태였다.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이커머스 업계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는 위기였던 셈이다. 그러나 쿠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하면서 총 1억3000만주를 주당 35달러에 공모, 총 45억5000만 달러(약 5조원)의 신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쿠팡은 이 돈을 물류센터 건설과 동남아 시장 진출, 로켓프레시, 쿠팡 이츠 등 신사업 추진에 활용 중이다. ━ 이커머스 업체 점유율 경쟁 치열 쿠팡의 상장 이후 국내 이커머스 업계 경쟁사들도 기업공개(IPO)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벽 배송 3사’로 불리는 쓱(SSG) 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이 대표적이다. 3사 모두 내년 상반기 상장을 계획 중이다. 11번가는 2023년이 목표다. 경영진 교체와 실적 악화 등 악재로 올 하반기 예정됐던 상장을 한 차례 미룬 티몬도 상장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이커머스 시장에 상장 이슈가 넘쳐나는 건, 유통의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것에 비해 아직 선두주자로 내세울 기업은 없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1조12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1% 늘어났다. 지난 2001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온라인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는 불분명하다. 통상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서야만 시장 선도 기업으로 불리는데, 아직 쿠팡을 비롯한 상위 기업들도 10%대 점유율에 머물러 있다. 하위 기업들에도 반격의 기회가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17%, 쿠팡 13.7%, 이베이코리아 12% 등의 순이다. 상장 예정인 마켓컬리와 오아시스의 점유율은 각각 1%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에 이커머스 업체들은 상장으로 대규모 자본을 수혈,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기업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첫 주자는 오아시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유통, 물류 사업을 영위하던 오아시스는 2018년부터 온라인 새벽 배송 시장에 진출, 경쟁사인 마켓컬리와 SSG닷컴과 달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매출액은 2386억원, 영업이익은 97억원이다. 현재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 후 전망도 밝다. 오아시스는 지난 7월 글로벌 사모펀드 유니슨캐피탈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해 76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새벽 배송 일수를 주 6회에서 7회로 늘렸고, 호남권을 제외한 전국권 새벽 배송도 준비하고 있다”며 “4분기부터 매출액 성장률의 기울기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 코로나 19 종식 후에도 변함없는 성장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 마켓컬리 적자 폭 늘어 기업가치는 “글쎄” 두 번째 상장 주자는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쓱(SSG) 닷컴으로 점쳐진다. SSG닷컴은 지난 13일 KB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 요청서를 발송했다. SSG닷컴의 지난해 매출액 1조2941억원, 영업손실 259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53% 증가했고, 적자 폭은 350억원가량 줄었다. 시장에선 SSG닷컴의 상장 후 기업가치를 최대 10조원으로 추정한다. 앞서 경쟁사인 쿠팡이 거래액 대비 2.5배 수준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것 반영한 수치다. 다만 SSG닷컴의 상장 후 주가는 향후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와의 시너지 창출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20조원으로 SSG닷컴(약 4조원)과 합치면 쿠팡(약 2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미국 상장을 포기하고 국내 증시 입성으로 눈을 돌린 마켓컬리는 아직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나서지 못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 상장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매출액 9531억원, 영업손실 11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3.7%나 성장했지만, 적자 폭도 150억원 늘었다. 마켓컬리는 지난 7월 9일 2254억원 규모의 투자금(시리즈F)을 유치하면서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새벽 배송 1위’ 업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상장 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마켓컬리는 지난해 매출이 늘긴 했으나 영업손실도 큰 폭으로 늘었다”며 “적자 폭이 줄어들지 않으면 상장을 추진한다고 해도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 받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2021.08.23 18:10

4분 소요
주식 열풍에도 韓 금융자산 43%는 예금·현금으로 보유 [체크리포트]

재테크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의 주식투자가 활발해졌지만, 한국의 금융자산 43%는 현금 등 안전자산에 보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투자협회가 5일 발표한 ‘2021 주요국 가계 금융자산 비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 금융자산은 현금·예금 비중이 43.4%를 차지했다. 보험·연금이 30.8%로 뒤를 이었으며 주식·채권·펀드를 포함한 금융투자상품은 25.2%였다. 금투협이 한국·미국·일본·영국·호주 5개국의 가계 금융자산 구성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현금·예금 보유 비율은 미국(13.4%), 영국(25.5%), 호주(22.1%)보다 높고 일본(54.7%)보다 낮았다. 조사대상 5개국 평균(31.8%)과 비교하면 11.6% 가량 높은 수치다. 금투협 관계자는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안전자산으로 금융자산을 구성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구성을 살펴보면 2019년까지 현금·예금과 보험·연금 비중이 늘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확산 이후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며 이 비율은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가계 주식보유 비중은 19.4%를 기록해 전년(15.3%) 대비 4.1% 늘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상장주식 거래대금은 2019년 2964조원에서 지난해 8712조원으로 2.9배 증가했다. 한국의 국내 가계자산에서 주식 등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요국에 비해 낮았다. 지난해 한국의 금융자산 비중은 35.6%,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 63.6%를 차지했다. 미국(71.9%), 일본(62.1%), 영국(54.8%), 호주(43.0%)보다 낮았다. 5개국 평균인 53.5%보다도 약 17.9% 낮은 수치다. 현금·예금에 치중한 한국의 금융자산 구성은 저금리 기조 등을 고려할 때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금투협 관계자는 “저금리가 굳어지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현금·예금의 장기수익률은 금융투자상품에 비해 크게 낮을 것”이라며 “금융투자상품 비중을 늘리려면 적극적인 정책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1.07.11 13:00

2분 소요
유성원 한투증권 GWM총괄 상무 "초고액자산가는 해외비상장사·부동산리츠' 투자"

증권 일반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슈퍼리치’, 즉 초고액자산가들은 국내외를 넘나드는 전문적 자산관리를 필요로 한다. 이른바 ‘크로스보더 자산관리(Crooss-border)’다.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조직 총괄(상무)은 지난달 31일 와 만나 “라이프스타일이 글로벌할수록 투자와 자산관리도 글로벌해진다”며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GWM전략담당은 초고액자산가들의 크로스보더 자산관리는 물론, 기업 자금운영과 가업승계 등 ‘패밀리오피스’ 역할까지 담당하는 조직이다. 유 상무는 과거 삼성증권과 UBS 홍콩, 도이치뱅크 홍콩 등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그때 경험을 토대로 GWM전략담당 조직을 구축했다. 그는 초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 트렌드로 “위기일 때 먼저 기회를 생각하는 것”을 꼽았다. GWM전략담당 조직 신설 배경과 역할은? 현재 한국투자증권 리테일 자산의 23%는 0.1% 고객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초고액자산가이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초고액자산가의 니즈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글로벌이다. 초고액자산가의 자녀 1명 이상은 대부분 해외에 거주한다. 때문에 국경을 넘어서(크로스보더)는 문제들, 이를 테면 자산승계 부분에서도 국내에서의 증여가 아닌 해외 거주 자녀(미국 시민권자 등)에게로의 증여 문제 등을 생각해야 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라이프스타일이 글로벌할수록 투자도 글로벌해지므로 전문적인 컨설팅을 필요로 한다. 두 번째 키워드는 승계다. 자산에 대한 승계, 가업 승계 등 패밀리 비즈니스의 승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신이 일군 자산을 어떻게 잘 승계할 수 있는지, 절세 전략은 무엇인지 고민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타 증권사 조직과 차별점은?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조직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저희는 타 증권사에 비해 후발주자다. 때문에 국내외의 유사한 조직들의 장점과 단점을 참고해 GWM을 구축했다. 많이 참고한 건 자산관리의 명가라고 불리는 UBS(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 모델이다. 제가 USB홍콩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GWM 구축에 도움이 됐다. 아시아 은행 중에선 자산승계 연구 부분이 발달되어 있는 노무라(일본 글로벌 투자은행)를 눈여겨봤다. 자산승계 연구를 토대로 고객과 접촉하고, 이러한 과정이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사례를 참조해 GWM에 적용했다. 또 다른 차별점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빠르게 장착했다는 점이다. 현재 초고액자산가의 레벨은 점점 상승 중이다. 1조 클럽이 탄생할 정도로, 개인 자산 1조원을 넘긴 오너도 늘었다. 이러한 초고액자산가들에겐 각자 상황에 맞는 패밀리오피스가 필요하고, 모든 자산가들이 개별 투자법인을 설립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투자증권 GWM은 개별 자산가 고객을 위한 전담 관리조직을 세팅하고 공동투자기회 등을 제공하는 ‘멀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IB가 강한 증권사로, 유일하게 금융지주 형태를 띠고 있는 증권사다. 계열사 덕분에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을 융합하여 초고액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 고객에 대한 집중적인 전략 및 서비스를 공급, 이 분야에서 국내 최강자로 도약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진우회’와의 시너지는? 초고액자산가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기업 오너다. 따라서 타깃 고객군이 기업 오너일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비상장 기업 시절부터 함께 해온 300여명 기업 오너들 모임 ‘진우회’와 끈끈한 유대관계다. 때문에 기업 오너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적합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GWM전략담당 조직을 구축한 직후 진우회 회원만을 대상으로 한 자산승계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성황리에 마쳤다. 코로나19 사태가 좀 진정되면 1년에 2회씩 정기적으로 개최하려고 한다. 지난 3월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시작했는데? 초고액자산가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글로벌 기준 55% 정도가 부동산 자산이고 금융자산 등 기타 자산이 45%다. 국내는 부동산 비중이 더 높다. 통계상으론 60% 정도인데, 보다 자세히 분류하면 70% 정도는 될 것 같다. 즉 초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자산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 GWM전략담당 조직에서도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부동산 투자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강자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수익이 대형 증권사 어디보다 높고, 안전형 투자를 지향하므로 리스크 관리도 탄탄하다. 부동산 투자상품이 일반 고객 포트폴리오에 담기는 것도 타 증권사 대비 가장 활발하다.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향후 고객과의 공동투자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이다. 이는 타 증권사에선 보기 드문 현상이다. 올해 GWM의 자산배분 전략은?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는 리서치 베이스 어드바이저(Research based Advisor), 즉 연구를 기반으로 제공된다. GWM 산하에 있는 자산관리연구소,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문인력도 다 연구를 위해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구를 바탕으로 안정형, 중립형, 적극형(공격형) 등 3가지 정도의 포트폴리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GWM은 초고액자산가를 상대하기 때문에 일반 고객 대상 포트폴리오 모델에서 약간 변형한 GWM MP(모델 포트폴리오)를 매월 제공 중이다. 4월말 기준 GWM MP 중립형은 현금 5%, 국내 채권 7%, 해외 채권 18%, 국내 주식 7%, 해외 주식 18%, 대체투자 45%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감지되는 초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 트렌드는? 초고액자산가의 상당수가 기업 오너인데, 이들은 위기일 때 먼저 기회를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 기회라고 생각하고, 지난해부터 투자를 활발하게 해왔다. 해외 기업, 혁신 기업, IT나 바이오 쪽에 먼저 주식 투자를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다. 빠르게 투자를 하니까 성과도 먼저 가져갔다. 일반 투자자보다 위기 상황에서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는, 이를테면 미국의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자산가도 많았다. 또 부동산 관련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실제로 올해 저희가 론칭한 미국 유수 글로벌사의 비상장 펀드의 경우 7년 만기임에도 대기순번이 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이니만큼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 투자도 대체투자 형태로 주목받았다. 올해 하반기 국내외 자산시장 전망은?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늘면서 확진자 증가율이 현저히 떨어졌다. 자산시장도 이러한 추세에 이미 대비를 하고 있다.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올해 상반기가 양적완화 중단 시점이라고 예상한다. 영국과 캐나다에선 이미 테이퍼링 신호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 풀리는 돈은 확실히 제한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작년만큼 갑자기 상승하거나 꺼지지는 않을 것이므로, 급격히 포트폴리오를 변화하기보다는 기본을 지켜가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면 될 것 같다. 하반기를 넘어서면서부터는 그간 성장해온 기업의 상승세가 조금씩 둔화할 수 있다. 따라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또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원자재나 리츠 부문 투자는 지속해서 이어가야 한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2021.06.03 08:00

5분 소요
투자고수 '염블리' 염승환의 PICK…올 하반기 추천 종목은?

증권 일반

“쏠리면 안 됩니다. 남들이 흥분했을 때 본인은 냉정해야 하고, ‘불안하다’는 비관론이 나올 때 기회일 수 있습니다. 1년에 몇 번씩 출렁이겠지만 그건 일상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가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봐야 합니다. 애플·테슬라·아마존과 같이 미국 주식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이 한국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봐야 합니다.” 지난 5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E-Biz 영업팀 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혁신이 이뤄졌다며, 올 하반기 주목할만한 종목으로 현재 저평가된 자동차·음식료·미용성형·헬스케어주 등을 꼽았다. 그는 이 기업들에 대해 최대 5년간 상승세를 전망하면서 충분한 기업 분석을 통해 매수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염 부장은 해외 주식 투자 전략법으론 ‘ETF’ 상품을 권장했다.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라 ETF를 통한 투자가 안정적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 중에서도 미국 대표 500개 기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 ‘SPY’가 가장 추천하는 상품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 저평가된 자동차·음식료·미용성형·헬스케어주 주목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주식은 언제 사야하나요? 모두가 안 좋다고 할 때 그때가 사야 할 때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두가 좋다고 생각할 땐 조심해야 합니다. 지난 1월이 그랬습니다. 그때 거의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전망을 좋게 봤어요. 실제 1월 둘째 주에 개인투자자들이 하루에 4조를 샀어요. 증시 역사상 처음이었고, 한 마디로 ‘광분했다’는 표현이 맞겠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한국 역사상 주가 최고점을 찍었던 날이었고 그 뒤로는 계속 빠졌어요. 그러니 쏠리면 안 됩니다. 남들이 흥분했을 때 본인은 냉정해야 합니다. 반면 지금처럼 ‘불안하다’는 비관론이 나올 때, 오히려 이 때가 기회일 수 있습니다. 1년에 몇 번씩 중간 중간 출렁임은 있겠으나 그건 일상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가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봐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도 새로운 주도권을 잡은 혁신 기업들에 대해 미리 공부해서, 그 기업들을 계속 모아나가야 합니다. 애플·테슬라·아마존과 같이 미국 주식시장을 이끄는 그러한 기업이 한국에도 나오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일희일비 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봐야 합니다. 추후 하반기에 주목할 만한 종목은 무엇인가요. 저평가 된 대표적인 섹터로 자동차주를 꼽습니다. 버는 돈에 비해서 대접을 잘 못 받는 것 같아요. 음식료 섹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래도 내수시장에서의 성장이 제한적이다 보니 주가에서 많이 할인되는 것 같은데요,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서 앞으로 전망이 괜찮을 것 같아요. 중소형주 중에선 ‘고령화 수혜주’를 추천합니다. 고령화 시대 도래에 따라 미용성형주가 유망합니다.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돈을 지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외모’인 것 같거든요. 주름을 개선하는 보톡스나 필러 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요. 또 요새는 초음파로 피부 탄력을 높이기도 하는 시술이 유행이니, 이러한 의료기기 시장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용성형 시장은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 같아요. 또 같은 흐름에서 임플란트 기업과 헬스케어 기업들의 전망도 밝습니다. 바이오 시장 중에서도 신약 개발은 리스크가 큰 데 비해 임플란트나 미용성형 의료기기 등 기업들은 실제로 돈을 잘 벌고 있으면서도 저평가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을 하반기가 아니라 5년 이상 보면서 기업 분석을 통해 매수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기대심리 선반영된 항공·여행사주 조심…美 투자는 ETF 추천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항공이나 여행사 등 섹터는 어떤가요. 항공과 백화점 섹터의 주가는 이미 2019년 주가 회복을 넘어 거의 ‘우주로 날아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많이 올랐어요. 사실 코로나19 전에도 여행을 잘 가지 않았고 자유여행 트렌드가 자리를 잡으면서 항공사나 여행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아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우리는 여행을 갈 수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항공권 가격이 폭등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기면서 이게 반영된 겁니다. 주가는 기대를 먼저 반영하니 이미 많이 올라있어요. 그런데 주의하실 점은 아직은 여행을 못 간다는 것이고, 엄밀하게 말해선 올해 내에도 못 갈 가능성이 꽤나 높다는 겁니다. 우리는 올 가을에 여행을 떠나길 바라지만 그렇게 안 될 수가 있죠. 여행사나 항공사는 지금 돈이 없어서 계속 있는 돈을 쓰고 있는 형국인데요, 이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몇몇 회사들은 위험해질 수도 있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지금은 해당 섹터에 대한 투자는 조심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해외 주식에 관심을 갖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추천 전략은? 해외 주식 투자는 ETF로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해외 유망 기업을 찾는다는 것이 정말 어렵거든요. 모르는 기업도 많고요. 실제 올해 초에 개인투자자들이 정말 많이 샀던 주식 중에 ‘니콜라’라는 회사가 있어요. 신생 업체인데 사기설이 돌면서 주가가 엄청 빠졌고 개인투자자들이 어마어마한 손해를 봤었습니다. 뉴스에서 유명 인사가 샀다는 보도를 보고 따라서 산 경우가 많았어요. 이처럼 해외 기업에 대해선 정보가 제한적이라 공부하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ETF가 가장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우선적으로 권장해드리고 싶은 것은 미국 대표 500개 기업(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인 ‘SPY’입니다. 이것 하나 사면 미국 시장 전체를 사는 셈입니다. 개별 기업 주가 등락에 대해 고민을 덜 수 있고, 기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줄어듭니다. 미국이 망하지만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미국 주식 투자는 ‘SPY’ 하나로 평생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2021.06.02 08:00

4분 소요
투자고수 염블리 “한국 주식시장 상승세, 거침없이 이어진다”

증권 일반

“추후 몇 년 간 꾸준히 강세장은 이어질 것 같아요. 저는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가 그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산업 지형이 우리나라 기업에 유리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한국 증시도 이에 걸맞게 계속 우상향 할 것으로 봅니다. 상승 속도는 다소 늦어질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시총 상위 10대 기업들이 이끄는 우상향 방향은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지난 5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E-Biz 영업팀 부장은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혁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2차 전지·반도체·자동차·IT 기업들이 유망해졌는데, 우리나라 시가총액 10대 기업에 속해있는 기업들이 해당 업계의 대표주자이자 선두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받고 있는 염 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할 때엔 업황보고서와 기업보고서를 통해 산업의 흐름과 개별 기업의 실적을 완벽히 파악하면 실패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올 하반기 주목할만한 주식 종목을 추천했다. ━ 업황보고서로 흐름 잡고, 기업보고서에서 사업현황·재무제표 살펴라 초보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기업의 보고서를 공부하는 겁니다.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를 자세히 살펴야 하는데요, 많은 내용들이 들어 있어서 처음 보면 어렵고 난해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적어도 ‘사업현황’ 부분은 꼭 봐야 합니다. 사업현황에는 기업의 현재 경영상황과 해당 사업에 대한 전망, 시장점유율, 과거 데이터와의 비교 등 상세한 정보가 많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또 ‘재무제표’에선 매출액·영업익·당기순이익 이 세 가지를 무조건 봐야 합니다. 보다가 모르는 것이 있을 때엔 IR부서에 전화해서 하나씩 다 물어봐야 하고요. 저는 주식 수익률이라는 게 IR부서에 전화하는 횟수와도 비례한다고 봅니다. 본인이 가장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공부하는 게 답입니다. 남 얘기를 듣고 덜컥 결정하는 ‘깜깜이 투자’는 지양해야 합니다. 주식투자는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 각 기업의 경영실적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주가가 상승하게 되는 건데요. 때문에 주식 투자를 하려면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 투자자 본인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업보고서를 공부하는 것 외에 또 다른 팁은요? ‘산업 동향 보고서’도 무조건 보길 추천합니다. 포털사이트에 들어가기만 해도 증권사 보고서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와 있는데요, 거기서 업황 보고서를 살펴야 한다는 겁니다. 반도체 업황이 어떤지, 자동차 업황이 어떤지 등에 대해서 매일 보고서가 나오거든요. 투자는 개별 기업에 하지만 기업 자체가 특정 산업에 속해있기 때문에 해당 업황과 산업 공부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실제 투자 전략까지 어떻게 이어지는 게 바람직 한가요? 먼저 본인이 관심 있는 산업의 업황 보고서를 매일 보다 보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에 대한 변화가 보입니다. 애널리스트의 시각은 거의 비슷해서 업황이 안 좋으면 다들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는데요. 그러다 어느 날 한 애널리스트가 ‘긍정적 흐름으로 바뀌었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는 순간이 있어요. 그 땐 그 애널리스트의 말이 맞을 확률이 되게 높아요. 그럼 일단 그 산업에 속해있는 기업 중 몇몇 대표주의 기업보고서를 살펴보고 괜찮아 보이는 한 기업의 주식을 조금 사서 테스트를 해보는 거예요. 사실 보통은 그로부터 며칠 이후에 다른 애널리스트들의 의견도 따라서 ‘긍정적 전망’으로 움직이거든요. 그땐 주가가 오를 것을 거의 확신하시면 돼요. 이런 식으로 하면 투자는 거의 대부분은 성공합니다. 보고서에서 안 좋은 얘기가 나올 땐 가격이 쌌고, 그 때 샀으면 가격이 저렴했을 테니 수익률이 높아지는 거죠. 산업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면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시장 이슈에 따라서 투자할 수 있는 판단력도 생기게 되니, 결국은 매일매일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고요,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변화들이 보이고 자신 있게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지겨워도 보고서를 꼭 봐야 한다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 국내 시총 10대 기업 탄탄대로 전망…주식시장 ‘청신호’ 공매도 부활에 따른 주식 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공매도가 지난 5월 3일부터 시작됐는데 사실 많은 분들이 우려했었어요. 실제 공매도가 다시 시작되기 1주일 전부터 주가가 급락했었고요. 그런데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공매도가 주가 상승을 막는 요소로 일부 작용하긴 하나, 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거래 대금 중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에 불과합니다. 공매도가 나온다고 시장이 망가지고 폭락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어느 기업에 악재가 발생했을 때엔 예전보다 주가가 더 많이 주저앉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별 문제없는 기업들은 큰 그림에서 방향 자체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5월 한 달 간 본 결과, 지나친 우려는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올 하반기 장은 어떻게 관측하시나요? 올해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중간에 굴곡은 있겠죠, 금리 인상이나 기업 실적에 따라서요. 그렇지만 추후 몇 년 간 꾸준히 강세장은 이어질 것 같아요. 저는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가 그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산업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이 생각보다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세계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회사와 자동차 회사 등은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더 좋아졌고요.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도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상당히 큰 성장을 했어요.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이 회사들은 1년 만에 5년치 성장을 넘어 선 모양새입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2차전지 시장도 새롭게 등장하면서 큰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데요. 제가 지금 언급한 이 업종들 거의 대부분이 우리나라가 잘하는 분야입니다. 2차전지와 반도체는 세계 1등 수준이고요, 자동차와 IT 기업들 실적도 좋습니다. 이들이 우리나라 시가총액 상위 1등부터 10등까지 기업들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혁신이 가속화되고 성장이 더 빨라지고 있어요. 코로나19가 많은 피해를 끼치고 있고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 증시로 봐서는 오히려 축복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주식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보시는 건가요. 코로나19로 인한 산업 지형이 이렇게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한국 증시도 이에 걸맞게 계속 우상향 할 것으로 봅니다. 상승 속도는 다소 늦어질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시총 상위 10대 기업들이 이끄는 우상향 방향은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한국 주식시장이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저평가 시장이라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업 가치에 비해서 여전히 너무 싸거든요. 한국 주식 시장의 사이즈가 워낙 작아서 일수도 있겠지만, 어느 시점에서 이런 부분도 저는 해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2021.06.02 06:00

5분 소요
[이종우 증시 맥짚기] '금융완화정책' 약화되면 주식시장은?

증권 일반

━ 한국은행, 금융완화정책 축소 가능성 내비쳐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9개월째 금리를 움직이지 않은 건데, 예상됐던 결정이어서 시장의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정작 관심을 모은 건 경제 전망이었다.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와 2.5%에서 4.0%, 3.0%로 상향 조정했다. 여러 분석기관의 전망치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4%대 전망을 내놓은 건 한국은행이 처음이다. 한국은행 경제 전망은 앞으로 금융정책 방향에 대한 기초 자료가 된다. 수정 전망이 발표되자 금리 인상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금융상황을 보는 한국은행의 시각도 금리 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둘러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마냥 늦추는 것도 부작용도 크다"라고 얘기해 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해주었다. 지금 한국은행의 가장 큰 고민은 자산시장 불균형과 경기회복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다. 그동안은 경기회복과 대면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백신의 원활한 보급과 빠른 접종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 상황이 집단 면역을 논할 정도가 아니어서 긴축으로 돌아설 이유가 없다고 얘기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빠른 경제 회복이 예상되는 등 상황이 변해 정책을 바꿀 필요가 생겼다. 한국은행이 처해있는 입장을 고려할 때 빠르면 연말쯤 금리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연준이 2023년 이전에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에 한국은행 입장에선 연준의 정책 방향을 참고할 수 없다. 그 대신 부동산 가격과 중국 인민은행이 정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가격을 확실하게 잡아야겠다고 생각할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처럼 중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에도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결정을 손쉽게 할 수 있다. 금리 인상 이전이라도 유동성 공급 와중에 비정상적으로 시행됐던 정책들을 바로 잡는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자금 공급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것이다. ━ 금리 상승이 자금 이동 촉진 연초에 국내외 시중 금리가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출렁였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2~3월의 주가 하락은 금리가 예상 외로 급등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인데, 실제 금리 인상이 이루어지면 반응이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금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주로 자금 이동을 통해 나타날 걸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이 채권을 투자 대상으로 인정하는 순간부터 자금 이동이 이루어져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힘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 국채 10년물 금리는 2.1% 정도다. 한국은행과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로 금리가 오르면 연말에 해당 수치가 2.5%를 넘을 수 있다. 그러면 A등급 회사채는 3.5%, 투자등급 회사채 중 가장 낮은 BBB+ 등급은 금리가 4% 중반까지 올라간다. 대한항공이 BBB+ 등급에 속해 있는 회사인데, 이 회사의 채권을 사놓으면 부도 위험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오랜 시간 얻을 수 있으므로 자금 이동이 일어나게 된다. 2007년에 코스피가 처음 2000을 넘었다. 지금이 3200 정도니까 13년 사이 60% 오른 셈이 된다. 같은 시간에 A등급 회사채에 투자했다면 채권으로 주식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단순 이자수익만 따져도 그런데, 채권가격이 올라서 생기는 이익과 후순위채 같이 금리가 높은 상품에 투자했을 때 발생하는 이익까지 감안하면 주식과 채권 사이 수익률 격차가 더 커진다. 지난해에는 금리가 1%대 초반까지 내려간데다 금리의 방향성이 밑으로 향했기 때문에 채권투자를 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얘기가 다르다. 채권을 통해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면 주식에 몰려있던 자금이 다른 곳으로 흩어지게 된다. 지금까지 자금 유입은 주식이 중심이었다. 수익이 뒷받침됐기 때문인데 금융완화정책 약화로 금리가 오를 경우 주식과 채권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금융완화정책 약화는 투자 종목의 변화를 가져온다. 성장주는 금리 상승으로 나쁜 영향을 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이들은 기업의 역사가 짧고, 전통기업보다 보유자산이 작아 금리 상승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반면 은행, 보험 등은 금리 상승의 수혜를 본다. 보험사는 자산의 상당 부분을 장기 채권으로 운용하고 있다. 연간 2%씩 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판매한 보험은 금리가 떨어져도 그만큼의 돈을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같이 금리가 1%대 초반까지 내려갈 경우 보험회사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 2%를 넘으면 보험사의 손실이 줄어든다. 은행은 금리가 올라갈 경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커져 혜택을 본다. 만약 시중금리가 1%이고 예대금리차가 0.4%라면 고객이 상당한 불만을 제기할 것이다. 시중금리에 비해 금리차가 너무 높아 고객이 큰 희생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3%이면 금리차를 0.5%로 올려도 무방하다. 시중금리에 비해 예대금리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인데 은행은 0.4%였던 금리차가 0.5%로 커져 별 저항 없이 보다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 재료 공백으로 금융정책 변화 영향 커질 가능성 1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면서 재료 공백 상태가 됐다. 연초 4% 초반이었던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최근에 6%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기대치가 더 올라갈 수 있지만 연초처럼 극적으로 상승하긴 힘들다.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으면서 집단면역 이후에 대한 전망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호텔, 레저, 운송업은 경기가 본격 회복 궤도에 오르지 못했어도 주가는 코로나19 이전을 뛰어 넘었다. 집단 면역이 가격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영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2분기를 지나면서 경기 회복 속도가 약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6월말 이전까지는 재료보다는 수급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래서 금융완화 약화의 힘이 세질 수 있다. 연준이 테이퍼링 가능성을 언급했고, 한국은행도 늦지 않은 시간에 정책을 조정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동안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가 시장을 끌고 왔다는 사실과 앞으로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책 변화는 시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현재 경기 기대지수는 기준선에 겨우 근접한 반면 물가 전망은 12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인플레와 테이퍼링 우려는 긴장과 완화를 거듭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만들 것이다.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하락하지도 않고 있다. 이미 많은 종목을 대상으로 순환매가 진행된 만큼 앞으로는 재료를 가지고 있는 종목에 국한해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어떤 종목이든 한번 상승 흐름을 타면 큰 폭으로 오른다. 종목별 흐름에 잘 올라타는 게 중요한데 그래서 코로나19 이후를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2021.05.31 16:06

5분 소요